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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일반인이 책 쓰는 법 (feat.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by 어썸마음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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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책 쓰는 법

 

책 쓸 준비

 

그녀는 며칠째 머릿속에 가득하지만, 구체화 시키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책 쓰기 첫 과제입니다.

그녀가 작가로서, 

종이로 된 책을 집필하고자 

첫 시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큰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가 

현재는 더 정확한 그녀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모르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지?"

"모를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십이 훌쩍 넘는지가 오래되었는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시간은 가고 있는데 아직도 이런 고민을 하는

그녀 자신을 보며  어찌 할 바를 몰라서 참 난감합니다.

요 며칠 동안 짧게 강의도 들어보고, 

인터넷 서핑도 해보고 했지만, 

뚜렷하게 방법을 떠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새로 구매한 그녀들의 책 중 한권이 떠올랐습니다.

 

"책 쓰는 법을 몰라요. 알려 줘요!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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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얼마전 2호는 그녀들 중 첫 번째로 이빨을 뺐습니다.

미뤄뒀던 치과 정기 검진을 갔던날,

흔들리던 이빨을 뽑았습니다.

그녀의 씩씩함과 용감함을 칭찬하고자

서점에 들러서 책을 한권씩 사줬습니다.

그리고 2호가 여러 차례 번복을 반복하며 집어 든 책의 제목은

"슈퍼히어로의 똥 닦는 법"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직관적인 제목, 책 안쪽을 들여다보니 

그림풍도 그동안 접했던 그녀들의 아가아가 한 책과는 완전히 다르고,

글밥도 제법 있는 편이라 멈칫했지만

그날은 그녀들의 선택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존중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질끈 눈을 감았습니다.

 

이 책은 그녀들의 유치원 셔틀버스 포인트 앞에 있는 기둥에

뮤지컬 현수막이 펄럭거리고 있었던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2호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뮤지컬까지 나올 정도니,

"꽤 인기가 있는 책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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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녀들에게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책을 읽어주면서, 

당연하지만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한가지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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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짱짱맨은 슈퍼히어로지만, 한 가지 모자란 점 바로 똥 닦는 법을 배우지 못하였고, 

그것 때문에 망신살이 뼏쳐버려 그것을 해결하려 똥도사를 찾아간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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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늘 바빠서 똥 닦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고, 

학교나 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기에 

짱짱맨은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그녀는 현재 쑥쑥 자라고 있는 그녀들의 모든 것 중에, 

늘 하고 있고 아주 단순해서 당연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깊이 살펴보고,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들이 질문하고, 요청하는 것들은 해결해 줄 수 있지만, 

말하지 않고, 내색하지 못하는 것들은 알 수가 없으니 

조금 더 살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녀는 그다지 세심한 편은 아니어서,

그녀들이 신호를 보냈으나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녀는 노산, 한방에 다산하여서

사실은 그녀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하기가 힘들 때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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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책 쓰는 법

 

그녀가 그랬듯이

소위 말하는 책을 쓰는 '작가'는

그녀와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시작까지도 매우 멀고 먼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뒤집어 놓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꼭 책은 아니더라도 매일 읽고 씁니다.

 

그렇다고 하면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똥 닦는 법과 같이 살아가면서 정말 필요한 것 중의 하나인데,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 

혹은 이 글을 읽고 그녀와 같은 고민을 시작하게 될 그 누군가를 위해서 

그녀는 일반인이 책을 쓰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합니다.

대단한 방법을 남길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그런 그날의 푸념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책을 완성시키는 일부로서의 고민이고

그 것이 과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한장 한장 남겨보기로 합니다.

 

일반인이 책이라는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글을 쓰는 법에는

그녀는 아직은 찾지 못한

그 '미묘함', '알쏭달쏭 알듯 말듯 한 부족한 2%' 가

글을 쓰는 과정에 숨어 있는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그 미묘함은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처럼 어디서도 배울 수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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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짱짱맨한테 똥 닦는 법은 정말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정말 잘 닦고 싶은 짱짱맨의 간절함,

그녀도 지금 그렇습니다.

정말 잘 써보고 싶습니다.

 

그녀의 내일의 글에 "첫 번째 과제 끝"이라는 주제를 꼭 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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