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그녀는 이번 주에 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몸의 컨디션도,
마음의 컨디션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머리도 뭔가 돌아가지 않는 듯한
총체적 난국입니다.
1년 전 그녀
아마 오늘과 같이 이렇게 화창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의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를 하며,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따뜻한 봄날인데,
그녀들은 창문 너머 바깥세상을 보며
"답답해. 답답해"를 외쳤습니다.
세 명이 써라운드로 외쳐대는 소리
웬만한 다른 것을 해도 시간이 안 가서
TV 시청에 시간 Killing을 했습니다.
그 덕에
TV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그냥 그저 바깥 하늘을 보며
어서 하루하루가 가기를 바랐습니다.
(5인 가족의 확진 일자가 달라서
마지막 타자였던 그녀는 3주간의 격리기간을 보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좋았던 봄날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유독 잔혹한 봄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늘은 그녀들이 아빠와 함께 신나게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그녀는 일 년 전과 다르게
나갈 수는 있지만, 나가지 않고 앉아있습니다.
몸과 마음과 머리가 아무것도 그 무엇도 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봄날,
밖이 아닌 집에 있는 모습은 똑같지만,
그 안은 전혀 다릅니다.
이렇게,
겉만 보면 알 수가 없습니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혹시,
옆에 있으니 알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스러우신 적 있으신가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주저 말고 표현하세요.
오늘도 방황하는 그녀,
그래도 정신을 완전히 놓지 않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
그 기록을 마칩니다.
(누가 볼까 무서운 오늘의 글)
문득 궁금한 그녀들
그녀의 이전 스토리도 궁금하신가요? (관심 감사합니다.)
[100-19] Anatole 해가 뜨는 곳, 일출 하루의 시작
[100-18] 삼천포로 빠지다 _ 내가 왜 이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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