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_ 책 쓰기 프로젝트
그녀의 초고 이야기입니다. 나머지는 내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커뮤니티
나에게 있어서 커뮤니티는 굉장히 낯선 집단이었다. 학창 시절 이후 나의 인간관계는 급격히 좁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 일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모임을 할 시간이 없었다. 야근이 잦고, 주말 출근도 있어서 모임에는 늦거나 못 가기 일 수였고, 못 가는 나도 미안했고, 초대한 그들도 처음에는 서운해했지만, 점점 더 부르지 못했다. 아니 부르지 않았다. 게다가 나의 결혼은 29세에 또래들 대비 조금 일찍 한 편이었지만 나의 출산은 11년 만에 이루어졌다. 결혼 출산 양육 등 연이은 과정들을 거쳐나가는 친구들과 만나도 육아 토크 앞에선 들을 수만 있고, 말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나는 세상일 혼자 다 하는 미련한 사람으로 비쳤다. 시간도 없고 공감대가 줄어들면서 인간관계가 심플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기도 바빴던 내게 회사 밖 커뮤니티들은 남의 이야기였다. 결혼 11년 만의 임신 소식은 기쁨 그 자체였지만, 우리는 늘 축하와 우려를 함께 받았다. 40세에 삼태아는 현실이 그러했다. 공감대를 얻을 곳이 없었다. 일찌감치 아이들을 키운 친구들은 출산 때 기억조차 가물거린다고 했다. 주변에 삼둥맘은 당연히 없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회사의 동갑내기 짝꿍이 나보다 앞서 쌍둥이를 임신했고, 초산도 아니었다. 우리는 사는 곳도 옆 동네였다. 카풀로 퇴근하면서 고단했던 하루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낙이었다. 짝꿍의 신랑이 픽업 오거나, 우리 남편이 같이 퇴근하는 날에는 정원 초과였다. 나와 배 속의 아이 셋, 짝꿍과 배 속의 아이 둘 그리고 운전대 한 명, 도합 8명이다. 그랬던 짝꿍이 하혈로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면서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이후 한 달 넘게 혼자 심심한 퇴근길을 보내고, 나도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출산 22주 차였지만, 이미 배는 만삭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남편은 내가 집에서 혼자 심심할까 봐 걱정했지만, 영화 한 편을 이어보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잠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었다. 나는 몸이 차고, 남편은 열이 많다. 여름밤마다 남편이 에어컨을 틀면 “추워~ 추워~”를 연발하며 끄기 바빴는데, 올해는 다르다. “더워~ 더워~”를 입에 달고 살았다. 여름밤은 덥다. 앉아있어도 누워있어도 불편하다. 왼쪽으로 누워도 오른쪽으로 누워도 불편하다. 낮이고 밤이고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나는 드디어 임신, 출산과 관련된 검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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