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애 보다 더 깊은 _ 책 쓰기 프로젝트
그녀는 오늘 전우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다태아, 고령의 고위험산모였던 그녀는 서울대학교 산부인과의 갓종관이라고 불리는 전종관교수님께서 1,2,3호를 받아주셨습니다. 워낙에 명의이셨지만, 작년에 유퀴즈 출연 이후로 더 알려지셔서 이제는 많은 분들이 교수님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교수님 초청으로 약400가정 1900명의 인원들이 참석하는 "Twin plus Home-coming Day 2023"에 참석하였습니다.
임신 때는 축하도 물론 많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령, 다태아 니 당연했습니다. 그녀도 혹시라도 아이가 잘못되면 그녀 책임이라는 중압감등의 걱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첫 진료 때부터 교수님께서는 늘 엄마(교수님은 산모를 엄마라고 부르십니다.)가 편하게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조산의 위험 때문에 누워만 있는다는 산모들의 케이스를 여쭈어보니, 누워있을 필요 전혀 없이 일상생활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자궁경부길이가 짧아지면 그때 수술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커피도 하루에 한잔은 마셔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신없던 회사 생활을 겨우 정리하고 휴직을 하였습니다. 일주일 쯤 지났을 때, 정밀초음파를 보러 갔습니다. 세 쌍둥이의 정밀초음파는 병원 진료가 모두 끝난 저녁시간에 시작이 됩니다. 세 아이를 봐야 하는 시간 덕에, 낮시간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그녀는 자궁경부길이가 짧아져서 조산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늦은 밤 퇴근하셨던 교수님께서 다시 출근하시어 응급 수술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도 수술 잘 되었으니, 걱정 말고 일상생활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그녀는 출산 때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멘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그녀에게 갓종관교수님은 정말 특별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함께 진료를 받았던 세 쌍둥이 엄마들 모두에게 교수님의 특별함은 모두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초청받은 대부분의 가족들이 참석을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그녀들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사실 그녀의 회사 밖의 첫 커뮤니티는 세쌍둥이 예비맘 톡방이었습니다. 세 쌍둥이 예비맘 톡방은 전국구입니다. 지역 상관없고, 나이 상관없고, 다니는 병원도 상관없습니다. 삼태아를 품은 이들의 공간이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슬픈 일이 생겨서 방을 나가는 이도 있었고, 아이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기에 매우 즐거운 톡방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하루하루를 서로 으쌰으쌰 응원하면서 버텨냈습니다. 그녀들은 출산을 준비하면서 매일 12시가 되면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 그리고 하루를 무사히 맞이하게 됨에 대해서 서로 축하해주고 위로를 했습니다. 서있는 것은 무리고, 그렇다고 해서 앉아 있는 것도 편하지 않고, 이렇게 누워도 저렇게 누워도 불편하고 잠 못 드는 날이 매일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불편한 대부분의 시간에, 낮이고 밤이고 눈뜨고 있는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누가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라면 걱정과 위로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반대로 좋은 일에도 아낌없는 축하를 쏟아냈습니다.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카카오톡방의 안 읽은 메시지가 "999"라고 뜨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출산 이후에는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했던 30명이 모여서 새로운 방에서 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아이들이 만 6세가 되어가는 지금까지 단톡방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뱃속에 아이들을 품었을 때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지만, 가끔 이야기가 터지면 톡방은 불이납니다. 워낙에 전국에 퍼져있고, 아이들이 많고, 코로나 때여서 오프라인 모임을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톡방 28명 인원중 6명 가족 총인원으로는 32명이 만났던 오늘, 짧았지만 더 없이 행복했던 날이었습니다.
전우애 보다 더 깊은 세상에 이런 커뮤니티 또 없습니다.
그녀의 이전 스토리도 궁금하신가요?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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