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 출근 OO차 _ 책 쓰기 프로젝트
그녀의 초고 이야기 입니다.
3시 50분 알람이 울린다. 3초간 오늘 펼쳐질 즐거운 하루를 상상하며 몸을 일으켜 집을 나선다. 세상 밖 출근 OO차 오늘도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다. 체력단련장 도착까지는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탁탁탁’
야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 사무실 전등의 스위치를 끄는 그때 그 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내 마음에 들리는 소리는 완벽하게 다르다. 그 다름의 기분을 ‘완벽’이라는 단어만으론 부족할 정도로 다르다. 내 맘대로의 삶,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순서대로 나열한 하루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앞으로 두어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아침 시간이다. 나는 아직도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 출근 전 세 명의 꼬물이를 전투적으로 준비시켜 어린이집에 밀어 넣었다. 엄마 가지 말라고 우는 날이 종종 있었지만, 마음을 달래줄 겨를 도 없이 지각을 면하기 위해 매몰차게 돌아섰던 나였다. 그렇게 매몰차게 돌아서도 러시아워 시간이라 마포에서 강남까지 가는 길은 늘 아슬아슬했다. 강변대로와 올림픽대로를 번갈아 타며 눈치작전을 한다. 지하철을 타는 날은 집을 나서 사무실까지 꼬박 한 시간 동안 인파 속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힘주고 서 있었다. 어떤 때는 두 발이 지면에 온전히 착지하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도착지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러닝 시작! 지하철 개찰구까지 북적이는 인파 통과 성공, 하지만 끝이 아니다. 2차 관문은 길게 늘어선 사무실 엘리베이터 줄이었다. 초조하게 시계를 보지만, 답이 안 나온다. 할 수 없이 계단을 선택했다. 12층 도착. 숨이 넘어간다.
운동은 숨쉬기가 전공인 나에게 출근 시간의 짧은 달리기와 계단 오르기 조차 버거웠다. 게다가 달리기는 절대 내가 하지 않는 것, 아니 못하는 것 중에 하나였다. 그랬던 내가 출근도 안 하면서 새벽 4시에 홀로 달리기를 한다. 그 누가 봐도 미친것이 분명하다.
그녀의 이전 스토리도 궁금하신가요?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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