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났다. 봄이라고는 했지만, 추위가 여전했던 3월초에 그곳에 갔다. 그때는 내 마음도 아주 추웠다. 봄을 만날 수 있을까? 했던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따뜻한 봄에 대한 설렘보다는 봄이지만 전혀 따뜻하지 않아 웅크려야만 했던 날씨처럼 내 마음은 잔뜩 오그라들어 있었다. 걱정, 근심, 불안 그런 것들의 총 집합체였다.
H가 말했다. 그 곳에 오면 봄을 만날 수 있다고, 진짜요? 라는 내 물음에 확신에 찬 그의 답은 나를 그 곳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 곳에서 슬며시 나는 빛이 있는 방향같은게 감지되었다. 여전히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손에 찢어진 지도 한장조차 없는 채로 무거운 가방만 짊어진 채로 깜깜한 어둠속에 있었던 나는 그 곳에서 다행히 어느 쪽으로 향해야 하는지 감지했던 것이다.
그렇게 난 깜깜한 어둠속을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걱정 근심 불안이 한방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의사들처럼 나의 문제를 직접적인 치료를 해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출발전 지도를 보며 위치를 알려주었고, 그 곳까지 다다를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줬다.
대학시절 떠났던 유럽 배낭여행지에서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안내 데스크를 우선 찾고, 거기에서 제공해주는 지도를 받고 안내해주는 직원의 설명을 들었던 것과 같다. 사실 직원은 최선을 다해서 내가 물어본 장소를 소개해주고, 지도에 길을 표시해주며 진심을 다해 설명해준다. 하지만 막상 그 지도를 들고 공항, 혹은 기차역 밖을 나서는 순간 그 때부터 어디로 가야하는지 혼동이 올때가 종종있다. 낯선 환경을 현실로 맞이했던 그 순간 위축되기도 하고, 조금 전 그가 말했던 말이 영어여서 그런지 들을땐 대충 이해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거나 혼란 스러울때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건 내 목적지가 정해졌으니 그 때부터 그 곳을 향해 가는 것은 내 몫이다. 내 스스로 걸음을 떼서 걷고, 뛰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중간에 또 물어가면서 그 곳에 다다를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렇게 묻고 가는 것이 반복되는 여정 속에서 여행이 채워져나가고, 완성되어 갔다.
난 예전엔 여행가기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다. 하지만, 준비의 여부와 상관 없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펼쳐진다. 난관일 수도 있고, 즐거움일 수도 있다. 난관이 없으면 좋긴 하겠지만, 그 것 또한 여행의 묘미라고 인정한 순간 불편함은 사라진다. 그리고 난 언젠가 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는 여행보단 그냥 훌쩍 떠나는 여행을 선택했다. 준비를 해도 준비를 하지 않아도 위기?의 순간은 오고, 그 또한 내가 여행을 선택한 순간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즐기기로 했다. 물론 준비를 하고 떠나는 여행에서 계획대로 맞아들어가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에 있어서의 짜릿함은 없다. 하지만, 다 다른 종류의 여행일 뿐이지, 틀린 여행은 없다.
다시 돌아가서 그곳에서의 나의 현재의 여정이 그렇다.
친철한 그들은 나에게 지도와 위치를 안내해줬다. 게다가 내가 가다가 막히는 지점에서는 다음 안내도 해준다. 나의 맞춤 여행 설계사 같다. 다행히 난관이 있다. 아니 많다. 하지만 내가 그런 여행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내가 선택한 코스에서 그 것을 두려워 주춤하기 보다는, 그 순간을 인정하니 심플해졌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지만, 방향과 목적이 뚜렷해지면 뚜렸해질 수록 매 순간 다가오는 예상치 못한 과제를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믿을 수 없지만, 그렇게 16회차가 채워졌다.
어제는 처음으로 원고는 들여다 보지 못했다. 코칭시간을 넘어서도록 이야기 했음에도 원고 한줄을 같이 못봤다. 그곳에서 나서면, 그 순간 내 몸은 녹초가 된다. 나의 코칭은 보통 1-2주 텀이다. 한달 넘어서 간적도 있었지만, 그 것은 특이 케이스였고, 보통은 1-2주다. 하지만 그 사이에 내가 H에게 다음 여정에 대한 물을 것이 많아져서 그것을 쏟아내기에 빠쁘고, 그런 나의 니즈에 H는 지도를 꺼내 루트를 설명해준다. 그순간 내 머리는 다음 여정의 계획을 잡을 계획에 또 바쁘다. 그렇게 한시간을 보내고 나오면 에너지는 바닥을 치고, 긴장감도 확 풀려버린다. 그렇게 벌써 16회차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어젠 그래서 나의 초고 데드라인과 그이후의 대략적인 일정에 대한 OUTLINE을 설정했다.
늦어도 10월말 초고 완성
퇴고 1-2주 그리고 투고, 11월 중순전 계약!?! (역시! H의 독보적인 자신감이다.)
그리고 2-3월 탄생. !
그렇담. 1년만에 난,,
내 책을 서점에서 만나는 기적을 이룬다.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이 OUTLINE대로 맞춰질 지 아닐 지는 지금부터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그렇담 이제부터 뭐? 초고 완성을 향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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