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치료 중 _ 책 쓰기 프로젝트
그녀는 오늘도 초고를 이어갑니다.
금융치료 중, 이제 호흡기를 떼야할 때가 왔다.
“식사하고 하시죠?”
반가운 동료의 목소리다. 책상 위 나뒹구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 어깨, 등, 허리, 팔, 다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출근과 동시에 의자와 한 몸이 되었던 오전 시간, 화장실 한번 갈 틈이 없었다. 수십 개의 팝업, 그중에 반가운 xx은행. 아 맞다 오늘은 금융치료를 받는 날이다. 물론 스쳐 지나가는 돈이지만 그래도 즐겁다.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 일주일, 그렇게 한 달을 또 무사히 버텨냈다.
나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의와 협의된 타의에 의해 길들여 왔다. 월급이라는 굴레 속에서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협의였다. 나는 회사라는 외투를 입고 있었다. 그 외투는 나를 찬란하게 빛을 내주고, 매서운 비바람을 막아주던 따뜻한 외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낡고, 무겁게 느껴지는 외투가 되어 새로운 외투를 장만해야 할 때를 알렸다. 아직은 입을 만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버텨봤지만, 더 이상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 그 외투를 벗고 나와 새롭게 봄을 맞이한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만나는 수많은 상점, 이제부터 쇼핑을 시작한다. 어디에서 어떤 옷을 골라서 어떻게 입을까?
색칠놀이를 하던 한 소녀가 묻는다. “엄마는 어떤색을 좋아해요?”, 그 질문을 들은 다른 소녀가 대답한다. “엄마는.“ 블랙 좋아해. 옷이 다 블랙이야.”아이가 셋이 있으니, 질문도 3배로 많지만, 이렇게 종종 편안 순간도 있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그런데.“ 엄마는 왜 블랙을 좋아해요?”한창 핑크와 무지개, 블링블링을 좋아하는 소녀들에게 엄마의 블랙컬러의 옷들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Dress Code A 정장 때는 블랙이 주가 된 무채색, 그리고 캐주얼을 입을 때는 청바지를 입었다. 무리에서 절대 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입어 보면 어떨까? 더 이상 무리 속의 AA 씨가 아니다.
'백일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간의 마법 _ 책 쓰기 프로젝트 (0) | 2023.04.30 |
---|---|
엉킨 실타래 _ 책 쓰기 프로젝트 (0) | 2023.04.29 |
미친 짓 _ 책 쓰기 프로젝트 (0) | 2023.04.27 |
체력 관리 _ 책쓰기 프로젝트 (0) | 2023.04.26 |
습관의 힘 _ 책쓰기 프로젝트 (1) | 2023.04.22 |
댓글